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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걷기 속 인문학> 펴낸 황용필 박사 운영자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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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마다 학교 운동장, 공원, 산책로 등에서 건강관리를 위해 걷는 분들이 늘고 있다. 나아가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울진 금강소나무길, 지리산 둘레길, 부산 갈맷길, 백두대간 능선길 등 걷기 열풍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단순한 걷기가 아닌, 영적이고 인문학적인 묵상과 사색, 그리고 성찰의 걷기로 걷기와 문화의 만남을 알리고 있는 <걷기 속 인문학> 저자 황용필 박사를 만났다. 서면 인터뷰는 강도헌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이 진행했다. 

 

-먼저 간략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매일 1만보를 걷고, 매달 아름다운 사람들과 6km 별밤을 걷으며, 두 달에 하루는 20km를 걷는 걷기 마니아입니다.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와 정치학 박사를 취득하고, 한국독립교회연합회(KAICAM)에서 2012년 목사안수를 받았습니다. 고려대와 남서울대 외래교수, 성균관대 겸임교수로 리더십과 스포츠정치학 등을 강의했으며,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본부장으로 기도모임과 일터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과 군 장병들의 멘토링 사역, 25년 동안 몸담은 스포츠계의 경륜을 바탕으로 <마이 라이프, 마이 스포츠>, <세상이 청년에게 말하다>, <최고를 넘어 완벽으로> 등의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걸어야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책을 쓰시게 되신 동기와 목적, 그리고 걷기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연유를 말씀해 주시지요. 

"걷기를 평소 '길 위에 묵상'으로 생각했는데, 그 소견들을 칼럼이나 페이스 북 등에 올리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셔서, 성경을 바탕으로 인문학적 가르마(?)를 타 보고 싶었습니다. 출간 후 두 달이 채 안 되지만, 주변에서 반응이 좋다는 말을 듣습니다. 

걷기라는 것을 단순히 도구적 활동이 아닌, 인문학적 성찰과 사색의 방편으로 인식의 저변을 넓히는 모티브가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걷기는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건강, 그리고 최근에는 힐링을 넘어 마케팅의 하나가 되고 있지요. 정동진 부채바위길이나 여수 금오도 비렁길, 둘레길, 자드락길 등을 보면 걷기가 하나의 관광입니다. 물론 공장 대신 길을 조성하여 문화와 마케팅이 어우러지는 것도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사람들이 밀리는 곳에서는 추억 그 이상의 사색과 통찰을 발견하기 힘듭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건강한 두 다리가 있음에도 될 수 있으면 문명의 이기에 의탁하는 것은, 교통사고나 일의 속성상 걷기가 어려운 사람, 나아가 창조 섭리에 대한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Solvitur ambulando'라는 라틴어가 있습니다. 'It is solved by walking', 즉 걸으면 골치 아픈 문제들도 풀린다는 말입니다. 경영학에서도 'MBWA(Management by Walking Around)!', 즉 현장 속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지요." 

 

-책에 걷기에 대한 다양한 의미와 목적들이 나오지만, 크게 두 가지로 이해됐습니다. '목적 있는 걷기'와 '목적 없는 걷기'입니다. 왜 걸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목적 있는 걷기'와 '목적 없는 걷기'는 '걷기'가 일종의 수단이나 도구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가령 유럽 몇몇 국가에서 시행되는 교육용 걷기 프로그램이나 국토순례, 탐방이나 시민운동 차원의 이벤트, 공명선거를 위한 메니페스토, 환경과 질병 경각심을 일깨우는 걷기, 개인적으로는 당뇨 예방이나 재활 프로그램 등은 일종의 목적적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걷기의 '보약'은, 걸으면서 우리 몸 속 에너지가 연소되고, 신발이 닳아지는 것처럼 고민이 해소되고 생각들이 정리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절대자와 일종의 대화, 즉 기도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걷기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몸으로 표현하는, 가장 원시적이고 기본적인 묵상이자 기도의 한 표현이지요. 

성경을 봐도 지혜서에는 하나님께서 태초에 에덴을 거니시는 장면이 나오고, 예수님과 선지자, 사도 바울을 비롯한 수많은 구도자들이 걷기를 통해 전도하고 영성을 체득했다는 기록들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우리들의 '걷기 선생'인 셈이지요. 

또한 우리가 반드시 걸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연은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가장 완벽한 작품이고 계시인데, 걷기야말로 어떤 위대한 설교나 말씀보다 하나님의 성호를 찬양하고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달리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걸으면서 많이 발견하고 찬양하고 묵상할 수 있으니 최고이지요."

 

-책을 읽으면서 '나도 가서 걸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나는 곳이 여러 곳 있었습니다. 그 중 국내에서 꼭 추천하시고 싶은 곳이 있으신지요. 

"한여름에 강원 태백에서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 가는 길은 짧은 길이지만 청랑해서 좋습니다. 홍천 수타사 산소길은 평범해서,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길은 웅장한 작품을 숨겨둬서, 그리고 울릉도 해안길, 정동진 부채바위길은 귓청이 파도소리에 씻겨서 좋아요. 서울 근교에도 두물머리길, 서대문 안산길, 한양도성길, 태강릉길, 미사리 갈대길 등이 인상적입니다. 

유적지에다 물과 숲이 있는 길도 좋지만, 늘 가는 길, 추억이 있는 길이 최고지요. 뛰어난 경관도 자신만의 스토리를 이기지 못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태어난 곳인 전남 강진 다산초당 뿌리길과 바다 위 다리가 연결된 가우도섬길은 옛 추억이 있어 좋고, 지금은 근무하는 올림픽공원 들꽃마루길, 그리고 야구에서도 홈런이 최고이듯이 집으로 가는 길(홈런)과 아내와 같이 걷는 청계천 길이 최고입니다(웃음)." 

 

-책이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느끼기엔 뭔가 목적이 있는 순서로 느껴졌습니다. 

"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호모 비아토르'에서는 걷는 인간의 속성을 들여다보기 위해, 인간의 본원적 속성들을 다뤘습니다. 그래서 '호모 에렉투스' 같은 직립보행 인간의 뿌리를 살폈습니다. 무엇보다도 성경에서 걷기의 단서들을 추려보기 위해, 천지창조 이야기와 시속 3마일과 같은 걷기를 매개로 하나님의 속성들을 찾아봤습니다. 

2부 '길 위의 묵상'에서는 성경 속에서 산책을 통해 기도와 묵상을 시도했던 근거들을 찾기 위해, 이삭의 예화나 루소나 칸트 등 철학자들의 인문학적 단서, 그리고 실제로 유럽에서 발견한 니체의 길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모았습니다. 또 걷기가 나약한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응원가들을 적었습니다. 

3부 '때때로 걸으니 즐겁지 아니한가!'에서는 실제로 걷기를 통해 발견한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하루 만보를 걷는 방법 등 실천편을 담았고, 부록으로 걷기 좋은 길과 걷는 이유, 걷기의 노하우 등 짤막한 에피소드들을 담았습니다." 

걷기 속 인문학

 

-도시화와 기계화가 주는 유익이 있지만, 그와 함께 수많은 폐해들도 함께 나타납니다. 그래서인지 '걷기' 문화가 서서히 확산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시지요. 

"산업화와 정보화, 문명화로 걷기를 대신할 문명의 이기들이 점점 발달해갑니다. 하지만 걷기는 이들과 대척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조재가 되고 있습니다. 

가령 하루 1만보를 세고 걸으라면 머리가 아파서 걷지 못하겠지만, 스마트폰 속 '걷기 어플'의 도움을 받으면 걷기는 훨씬 체계적이고 도전적이 됩니다. 

파편화되고 폐쇄화되어가는 도시에서, 걷기는 사회적 자본의 하나이자 도시 재생의 소중한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합니다. 광장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길은 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흙으로 지어진 인생이 흙으로 돌아가는 성경적 원리를 생각하면 자연히 흙 앞에서 겸손해집니다. 그래서 겸손(humility)의 라틴어 'Humilitas'의 어원 'Humus'가 흙과 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소크라테스처럼 소요학파를 창시할 위인은 못 되지만, 하나님 주신 사명을 길 위의 묵상으로 발전해 나가는 일들을 하려고 합니다. 예수님도 말씀하셨듯 건물이 성전이 아닌 이상, 길은 최고의 성전입니다. 

묵상의 영어는 'meditation', 즉 약이 몸 안의 혈관에서 온몸에 퍼지듯 생각이나 주제가 속마음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devotion'을 더 좋아합니다. 즉 길 위에서 하나님(Deos)의 목소리(Voice)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으로, 구도자의 소명을 조금이나마 담당했으면 합니다." 

 

대담 강도헌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제자삼는교회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원문보기
http://www.christiantoday.co.kr/news/307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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